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성

2020. 4. 11. 01:59Life/Healthy


수면무호흡증

자도 자도 풀리지 않는 피곤, 범인은 잠에 있다.

코골이에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매일 밤 우리 몸에서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코골이 소리는 들이마신 공기가 코와 입 안의 숨쉬는 길로 들어오면서 좁아지는 부분을 통과할 때 주변 점막을 진동시켜서 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목젖 부위 혹은 혀 뒷부분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만약 숨길이 더 많이 좁아져서 일정 시간 이상 폐쇄가 일어나면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 있으면 수면무호흡증 동반 가능성 높아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한 경우가 많다. 낮에 업무를 볼 때 집중이 어렵고 졸리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도 역시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스스로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했더라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코골이가 심하다거나 무호흡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주간에 업무의 효율을 많이 떨어뜨리고 졸음 증상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는 등 일상에 큰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몸 전체에 심각한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수면 중 반복되는 무호흡은 저산소증을 유발해 전신적 염증물질을 증가시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 만약 최근에 혈압이 높아졌다거나 기존에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수면무호흡증의 동반 가능성이 높다.

혈압 조절이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의 경우, 약 80% 정도까지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폐동맥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성기능 저하, 인지기능 장애 등과도 연관성이 높으며, 최근에는 치매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 비만과 노화가 숨 쉬는 길 막는다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쉬운 신체적 특징으로는 우선 비만을 들 수 있다. 살이 찌면 상기도 주변 근육 사이에 지방 침착이 증가하면서 근육의 탄력이 감소하고 비대해져서 숨 쉬는 길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양인은 정상 체중이어도 수면무호흡이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서양인에 비해 골격 구조가 작기 때문에 체중이 약간만 증가해도 기도의 내경이 민감하게 좁아지는 효과가 생겨 수면 중 숨 쉬는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아래턱이 비교적 작거나 비대칭이고 턱이 후퇴해 있는 경우에는 구강 및 구인두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편도선 비대가 있거나 목젖 및 연구개가 두껍고 늘어져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도 있다. 여성들은 젊은 시절엔 코골이가 없었지만 중년 이후 폐경 전후로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성별과 관계없이 나이가 들면서 상기도 근육의 조절 기능과 수축력이 약해지고 늘어지기 때문에 노화의 한 증상으로 코골이와 무호흡증이 생기기도 한다.

■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 검사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수면중 뇌파와 호흡, 산소 포화도, 수면 자세, 심전도 등 수면의 전반적 상태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검사로, 일반적으로 전문 검사실에서 야간에 자는 동안 검사를 진행한다.

따라서 환자는 저녁에 내원해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아침에 귀가하면 된다. 원래 비급여 검사여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병에 따라 의료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검사가 널리 시행되고 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 지수(AHI)가 5를 넘으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고, 만약 30이 넘으면 중증에 해당된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의 질적인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수면 중 자주 깨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면 분절 현상이 생기는데, 이는 수면 부족을 초래해 역시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이 외에 비강, 구강, 구인두, 하인두 부위에 대한 신체검사를 시행해 해부학적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 방법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 상기도 넓혀주는 양압호흡기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방법으로는 양압호흡기, 구강 내 상기도 확장 장치, 치아 및 안면골 교정, 그리고 수술적 치료가 있다. 환자의 증상 및 병력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다.

양압호흡기는 주로 코를 통해 공기를 불어넣는 장치로, 수면 시 좁아진 상기도 안쪽을 공기 압력으로 넓혀주어 무호흡 및 코골이를 예방하는 치료법이다.

매일 밤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면 중 다소의 불편함은 있지만,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이 잘 조절되는 장점이 있다. 보통 코 부위만 덮는 마스크를 착용해 공기를 코로 주입해 준다.

양압호흡기도 최근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양압호흡기는 압력을 고정해 사용하는 고정형 양압호흡기와 압력이 기도 폐쇄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변하는 자동형 양압호흡기가 있다.

고정형 양압호흡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적정 압력을 찾는 검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각각의 장단점과 적용되는 경우가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따르도록 한다.

사용 중 마스크 틈으로 공기가 새거나 배에 가스가 차는 경우가 있으며, 마스크가 닿는 주변 피부에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또 간혹 무호흡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주치의와 함께 양압호흡기를 사용했던 데이터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세팅을 조정해야 한다.

구강 내 상기도 확장 장치는 코를 골지 못하도록 자는 동안 치아에 끼워넣는 장치로, 운동선수들이 입 안에 끼우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하게 생겼다.

아래턱을 입 앞쪽으로 내밀게 함으로써 공기의 통로를 넓게 확보하는 원리다. 코골이 혹은 경도 및 중등도의 수면무호흡증에 효과가 좋지만, 장기간 구강 내 치아 부위에 착용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검진이 면밀히 이루어져야 한다.

■해부학적 문제 있으면 수술적 치료

상기도에 해부학적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는 코나 목젖, 연구개, 편도선, 설기저부 등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수술로 늘어진 목과 입천장을 줄여주고 단단하게 고정시켜 호흡 통로를 확장시키며, 이때 일반적으로 편도선 절제술을 병행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로봇이나 다양한 수술기구를 이용해 혀의 뿌리 부분인 설기저부를 부분적으로 절제해 기도를 넓히기도 하며, 턱이 작거나 후방으로 밀려 있는 경우는 턱을 전진시키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코 안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비강수술을 병행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고 치료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음주, 흡연 등을 삼가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나이 및 기저질환과 몸 상태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의 심한 정도가 변할 수 있으므로, 평소 수면의 질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다.